과이불개(過而不改) 행정의 개선을 촉구하며(제240회 밀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

작성일
2022-12-16
작성자
허홍 의원
조회수 :
473
존경하는 밀양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허홍의원입니다.

오늘은 제9대 밀양시의회가 첫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본회의 날입니다.
지난 7월 1일 제9대 밀양시의회가 출범하고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그동안 의정활동과 민선 8기 시정을 바라보며
느낀 소회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자리를 허락하신 의장님과
동료 의원님께 감사드리며,
13명의 밀양시의회 의원님과 함께
무사히 의정활동을 성실히 수행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주어진 공무를 묵묵히 수행하며
도움을 주신 공직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보도를 통해 아시겠지만,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진짜 잘못이라 할 수 있다.” 는
논어에서 나온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명한 사람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지만,
미련한 사람은 변명하고 합리화함으로써
두 번 잘못을 저지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명심해야 할
교훈인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의회에서 일하는 동안 크고 작은 사업 하나하나
가볍게 처리한 의제는 없었다고 자신하지만,
그럼에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자리에 서니
새삼스러운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저는 오랜 의정활동을 하며 지방의회 무용론을
늘 염두에 두었습니다.

지금도 지방의회 의원은 없어도
된다고 하는 정서가 있습니다.
왜 그런지 실제 필요 없는 것인지에 대하여
제가 의원이 되어 느낀 결론은
역시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주민을 대신해서 시정을 잘 감시하고 견제하며,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도록 하고,
주민이 필요한 조례를 만드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의원이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지방의회 의원은 없어도 된다고 할까요?
그것은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명예와 자리를 쫓아
의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의원 1명의 일탈행위는
전국의 다른 의원 몫을 빼앗아 간다는 것을
명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과 달리 보좌관이 없으니
직접 공부하고 직접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주민들과 답을 찾고
오로지 시민의 편에서
시정을 살피고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행사장 다니고 얼굴 알리느라
무늬만 의원인 사람, 사진 찍는 것을 밝히는 의원,
줄서기 하는 의원이 아닌

소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정도를 지키는 의원을
우리 시민들은 더 깊은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기며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합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그동안 우리 밀양시정이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해
상기해 보았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삼양라면 공장 준공과
기업유치 및 각종 공모사업을 통한 사업 유치,
문화, 예술, 농업 분야의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펼쳐지고
성장과 발전을 위한 많은 노력과 성과가 있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시민들은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긍정적인 노력과 별개로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지역소멸의 위기감은 더욱 확산되는 가운데
시내에는 빈점포만 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2022년 민선 8기 시정은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해 시정에는 선·후배, 정치적 동조자 등
같은 성향의 사람들로 조직이 구성되는
획일화된 조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민주사회란 다양성을 전제하는 사회입니다.
시민 중심의 민주주의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을 갖는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지난 7월 인사에서 국장 승진을 할 자격을 갖춘
과장이 있음에도 소요 연수가 부족한 과장을
직무대행으로 승진시켰습니다.

앞서 이 같은 사례로 경상남도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음에도 똑같은 인사를 되풀이했습니다.
과이불개(過而不改)입니다.

도시재생센터 채용에 있어서도
시장선거에 따른 논공행상 채용이라 비난이 일었고,
현재도 팀장급 공개채용이 진행중이나
사전 내정설이 풍문으로 돌고 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정도 전임 상임이사가
승진 발탁되었다가 내부직원의 업무비리 폭로로
중도 사퇴하였고, 이 과정에 언론보도를 철저히 입막음하며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기존 팀장을 전격 선임하며
사태를 무마하는 초유의 일도 있었습니다.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채용도
수차례 공고하는 과정에 다수의 신청자가 있었으나
선발하지 않고 다시 재공고하면서
시장과 가장 가까운 인사로 알려진 현 상임이사가
퇴직하였다가 이사장으로 다시 채용될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이 의심의 눈길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밀양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와 있지만 처음부터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시유지의 헐값 매각 각종 행정지원의 특혜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 업무 관련 공무원이
부동산 투기혐의로 구속되는 등
밀양판 화천대유라는 비난 여론마저 일고 있습니다.
특히 관광휴양단지 공공시설 운영비용은
당초 사업추진을 할 때는
매년 수십억 원의 흑자가 나는 사업이라고
의회에 자료를 제출하였으나
2023년 실제 개장을 앞둔 지금에 와서는
십여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사업이라고의회에 보고하고 있습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시민의 혈세로
수십억 원이 관리위탁 비용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
현실은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이러한 사업이라면 당초 시의회가
동의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른 소리를 해도 개선할 의지는 없고
시장의 눈치를 보며 시민들에게 눈속임으로 쉬쉬하며
언론 기사가 날까 전전긍긍하는 공무원들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결국 ‘다르다’라는 다양성을 배척하여
조직을 획일화한 결과일 것입니다.
획일화된 조직에서는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내 편에 있는 사람만 만나면서
새로운 변화를 떠올리기는 어렵습니다.

한 해 동안 밀양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주민자치시대’가 열리긴 하였으나,
도시의 각종 정책에는 여전히 행정의 역할이
가장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변화의 원동력에 밀양시 공무원분들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를 하면서
여전히 행정 중심의 업무처리로
주민과 의회를 경시하는 사례가
너무도 많게 체감됩니다.
때론 의회의 따끔한 질책과 의견대립,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거센 반대도 있겠지만,
부디 민선 8기 집행부에서 제9대 밀양시의회와 협력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이루셔서
시민 모두가 소망하는 미래를 설계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끝으로,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을 두고 고치지 않는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말을 우리 모두 깊이 새기길
다시 한번 권고드리고,

2023년은 밀양시에
다양한 가치관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240회 5분 자유발언(허홍 의원).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