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건물 철거 재검토의 필요성(2008.09.30)

작성일
2008-09-30
작성자
박필호 의원
조회수 :
6019
《문화원 건물 철거 재검토의 필요성》

존경하는 김기철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그리고 엄용수 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박필호 의원입니다.
선배·동료의원 여러분!제5대 밀양시시의회가 반환점을 지나며 많은 현안과 과제를 안고 후반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 밀양시의회도 소외계층과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결 같이 나아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 본의원은 현재 우리 시민들의 관심과 여론의 초점이 되고 있는 영남루 주변 정비사업에 따른 문화원건물 철거문제에 대하여 자유발언을 하고자 합니다.

지방자치는 일정한 지역안의 공동문제를 그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협의를 통하여 자주적으로 결정·집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존과 철거의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우리시의 문화원 철거문제와 관련하여 철거하는 것이 좋은지 보존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결과는 차지하고라도 행정집행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 철거와 보존에 대한 시민의 정확한 여론수렴과정도 없는 행정기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초 우리시는 2007년 5월1일자 문화원장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시민․기관단체 등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 공청회 등을 개최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 답변하였지만 그 후 아무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9월1일자의 또다른 공문에서는 시립도서관 이전과 같은 시기에 삼문동 신설 시립도서관으로 문화원을 이전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여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시가 시민을 위하고 시민의 의견을 소중히 여긴다면 문서로 확인해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한 기관 한 부서에서 발송한 공문이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이렇게 무책임하게 내용을 달리 할 수가 있습니까? 이런 일관성 없는 행정으로 어떻게 시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가 있겠습니까?

공청회도 한 번 없는 의사결정으로 시민여론을 분열시키기 보다는 여론 결정 주체인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의견을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꼭 철거를 하는 것이 좋다면 철거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여 여론을 모아 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집된 여론을 바탕으로 기부자의 유족에게 시민의 뜻을 전하고 동의를 받는 것이 일의 순서이고 순리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유족의 동의가 있었던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여,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유족의 반론이 제기되는 행정의 난맥상을 보면서 시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철거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굳이 유족의 동의를 말하고, 일제 잔재를 말하지 않아도 시민들은 철거에 동감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다른 이유를 붙여도 궁색한 변명일 뿐 시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이 문화원 철거사업은 제고하여야 합니다.

밀양시는 영남루주변 정비계획에 의해 철거를 주장하고 있지만 문화원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은 보존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의 반대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합의도 없이 과연 밀양시가 사업을 강행해야 하는지 우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 문화원건물은 시설 규모나 전통으로 보아도 아무런 손색이없을 뿐 아니라 도서관으로서도 밀양시민의 향수가 담뿍 젖어있는 대표적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아직도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는 공공건축물을 아무런 사후 개발계획도 없이 단지 영남루 주변 여유공간 확보 차원에서 철거하겠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밀양시가 17억원을 들여 삼문동 구밀양경찰서 부지를 매입하고 또 7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심 소공원을 조성하였다가 종합사회복지관 신축으로 공원을 해체하는 상황에서 영남루 주변에 원상복구라는 이름으로 공원조성을 위해 공공건물을 철거하겠다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을 상실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화원 건물은 단순히 공공건물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들은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출향인사들의 순수한 뜻을 담은 기부를 통해서 자본을 유치하는 노력이 각 자치단체별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는 바와 같이 문화원 건물은 기부를 통해 만들어진 우리 밀양시의 대표적인 건축물입니다. 또한 밀양문화원은 우리나라 문화원의 효시가 된 곳으로 그 역사적 의미도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밀양시는 기부문화의 정착이 아직은 미흡하고 시민장학재단에 대한 출향인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엄연한 현실로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시점에 고인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지역사회의 기부문화를 장려하는 차원에서라도 문화원철거의 문제는 신중히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6000여명의 시민들이 철거반대 서명에 동참하는 등 반대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할 경우 심각한 지역사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 할 때 시민참여와 결정이라는 지방자치의 근본 목적에 맞게 시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사회적 합의 도출과정이 필요하고, 문화원 건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고려하여 철거문제를 재검토 할 것을 촉구합니다.

아무쪼록, 집행기관의 신중하고도 성의 있는 대처를 기대하며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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