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의 지역기업 협찬요구와 관련하여(2007.11.6)

작성일
2007-11-06
작성자
박필호 의원
조회수 :
5386
《 각종 행사의 지역기업 협찬요구와 관련하여 》


평소 지역발전과 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애쓰시는 존경하는 장태철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

박필호의원입니다!

5분 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데 대하여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10월 한 달은 크고 작은 행사들로, 거야 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JCI경남울산지구대회, 도민생활체육대축전, 시민의 날, 밀양예술제, 시민체육대회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행사들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다양한 축제와 행사는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민의 화합과 단결을 유도합니다.

또한, 지역 문화의 계승 발전에 이바지 하는 등 순기능이 적지 않습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우리 밀양시도 시민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각종 행사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 그야 말로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역행사 현황을 살펴보면, 연초 신년교례회를 시작으로 밀양아리랑마라톤대회, 밀양아리랑대축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시민의 날 등 대규모행사를 비롯하여 삼랑진 딸기축제, 무안청양고추축제, 얼음골사과축제 등 사회단체에서 주관하는 갖가지 크고 작은 행사가 시 예산 지원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 시민 사회단체와 읍면동 지역에서 주최하는 행사까지 포함한다면 연간 수백 건의 행사가 열립니다.

문제는 이러한 지역행사에 시 재정이 지원되더라도, 턱없이 부족하고, 주관단체의 자체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어 개최시마다 지역기업체에 줄줄이 손을 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지역 축제 가운데 일부는 행사 운영 과정에서 축제의 성격을 상실한 채, 무의미한 놀고 먹자판의 소모성 행사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17일 전 시민의 잔치날인 밀양시민의 날 행사는, 총사업비 7,000여만원 중 예산지원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000만원이 고작이고, 나머지는 행사 주관 단체에서 자체기금과 협찬으로 충당했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모기업체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하루가 멀다고 각종 단체에서 협찬요구를 해와, 지난 10월 한 달동안만 천만원이 넘는 협찬금을 내 놓았다고 합니다.

그렇잖아도, 국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돼 기업들이 가뜩이나 긴축을 하고 있는 형편에서, 협찬금 요구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야 말로 기업들이 협찬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체가 필요에 의해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후원과 협찬은 매우 바람직하다 할 것입니다.

기업이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참여하고, 주민들도 신뢰와 협조 속에 상호 발전해 갈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밀양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이유 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업도 몇 개 없는 현실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보다는, 기존 업체나 새로 입주하는 기업이나, 가릴 것 없이 억지춘향으로 후원을 강요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같은 현실을 두고, 과연 밀양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 말 할 수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장입주를 위한 인.허가 등 단순한 행정적 지원도 중요합니다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인력을 공급하고, 기업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정서적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집행기관공무원 여러분!

이제 지역 축제 등 행사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가 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역민이 함께 알찬 보람을 느끼는, 내실 있는 행사를 육성해야 합니다.

다른 단체들이 하니까 '우리도'라는 '모방형 행사'나, 열악한 재정을 고려하지 않는 '흥청망청형 축제','성격이 비슷한 중복성 행사'등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이런 행사는 오히려 지역민과 기업들의 심적·물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지역 기업의 어려움들이 쌓이고 쌓여서 기업하기 어려운 밀양의 이미지로 만들어진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우리 모두의 염원과도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형식적이고 소모적인 축제나 행사에 대해서는, 과감히 정리해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적어도 우선 시에서 지원하는 각종 행사예산만이라도 기업활동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실에 맞춰 충분하게 예산 지원을 하던지 재정여건이 어렵다면 중복성 행사의 통합이나 연례적인 행사를 지양하고 격년제 행사로 전환해서라도 이제 더 이상 기업에 손 벌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시민의 다양하고 건전한 문화활동을 계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행정과 시민, 기업이 함께하는 문화재단 설립을 제안합니다.

아무쪼록 밀양시가 진정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기업을 사랑하는 도시, 그러면서도 시민들 가운데 건강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살기 좋은 고장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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